2014년 1월 13일 월요일

성스러운 피 Santa Sangre (1989)


80년대 부터 90년대 초반까지의 컬트영화중에서 최고를 뽑으라면

망설임 없이 말할 수 있는 영화를 소개한다.

사실 내 주위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본 적 있는 영화이다.

하지만 다시 보려하진 않는다.

보면 볼수록 새로운 이야기가 보이는 재밌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

그 흥미가 불쾌감을 이기진 못하나보다.







누구나 트라우마가 있다.

어떤 이는 "윤리"라는 말에 눈알이 튀어나오도록 화를 내고

어떤 이는 후드 티셔츠를 입은 여성을 싫어한다.

"그딴 것 저는 키우지 않습니다." 라고 말하는 사람도

음식을 먹을 때, 걸어다니는 포즈에서

자신만의 트라우마를 무의식적으로 드러낸다.

인간은 기억세포를 많이 저장하는 동물인 만큼

그 대가를 치루는 것이라 생각하자.

영화는 어린시절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주인공의 삶을

한 편의 연극처럼, 또는 서커스처럼 보여준다.

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으로 삶을 가르쳐준 부모

화려함 속에서 미생처럼 살아가는 인간들

끝이 없을 것 같은 고통과 속박의 굴레..

쇼핑백을 뒤집어쓴 강도가 사시미칼을 목에 대고

"2시간 이내로 인간의 삶을 표현해봐." 라고 묻는다면

흔쾌히 함께 이 영화를 보며 강냉이를 씹을 것이다.

89년에 나온 이 영화는 이후에 나오는 감독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준다.

하물며 박찬욱 감독의 영화들도 이 냄새를 떨치기가 어렵다.


성스러운 피.

아주 성性스럽고 상스러운 영화임에도 불구하고

성聖스러울 수밖에 없는 영화이다.


댓글 4개:

  1. 한번 봐선 이해하기 어려운 영화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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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1. http://movie.naver.com/movie/bi/mi/reviewread.nhn?nid=856093&code=17901
      여기 스포일러를 포함한 좋은 리뷰가 있어요.
      저는 16살때 공포영화인줄 알고 처음 봤었는데
     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
      아주 재밌게 본 기억이 나네요. ㅎㅎ;;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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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2. 사실은 이 영화 보고 레포트도 썼다는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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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3. 민주님 댓글이, 나는 한 수십번 봐서..이해가 간 영화.. 라는 말같이 보였어요 ㅎ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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